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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vol.1 단골]카테고리 없음 2020. 6. 5. 13:18
오늘 하늘 보셨나요? 코로나가 불쑥 찾아와 일상을 흔들어 놓더니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를 주네요. 코와 입을 막은 마스크가 답답해서 일까요? 자유로운 두 눈을 바삐 돌려 주변을 둘러보게 됩니다. 괜스레 흘러가는 구름을 가만히 바라보고, 핸드폰을 꺼내 담장을 물들인 장미를 사진으로 담아두기도 합니다.
또 멀리 나가지 못하니 동네 상점들에 눈이 갑니다. 가족들과 자주 가는 고깃집, 때가 되면 찾게 되는 미용실, 쌀 떨어지면 가는 방앗간... 몇 년 째 가고 있는 미용실은 긴 말 안 해도 예쁘게 머리를 잘라주고, 고깃집 사장님은 제가 좋아하는 열무김치를 잔뜩 내어줍니다.
처음 그 미용실을 갔을 때, 머리칼이 목 뒤를 덮는 게 답답하여 짧은 머리가 좋다는 얘기를 나눴고, 그 다음에는 손재주가 좋지 않다는 얘기를, 그다음에는 자식, 형제, 부모, 사돈의 팔촌까지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깔끔하고 손질이 편하도록 머리를 해주는 동네 친구가 되었어요.
미용실과 식당을 갔다 집으로 돌아가던 밤, 이 일상이 참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. 또 오며가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, 계속 찾게 되고, 천천히 친구가 되어 가는 것이 바로 '단골'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.
매거진이유는 매달 '그 달의 주제'가 있고, 주제에 관한 글과 영상들이 올라옵니다. 그 첫 번째 주제는 '단골'입니다. 여러분은 어떤 '단골집'이 있으신가요? 매거진이유요? 저희 앞으로 재미있고 유용한 글과 영상들로 찾아올게요. 여러분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. 우리 그렇게 천천히 친해져요!
-당신의 '단골잡지'가 될 매거진이유 에디터 지현 드림